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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사선에 선 교사들-공익제보 연속 기획

  • 호루라기
  • 2026-09-17
  • 조회수 30
  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313588

 

(사선에 선 교사들)①(단독)학교 문제 제기한 이천 사립고 교사…사망 전 이미 '위험신호'

내부 문제 제기 뒤 업무배제·고소…학교 내 고립

사망 9개월 전 '위험신호'…교육당국에 보호 요구

교육당국 사태 인지·조사 나섰지만…9개월 뒤 사망

 

2026-09-14 16:34:06 ㅣ 2026-09-14 17:03:44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학교 내부 문제를 알린 뒤 업무 배제와 징계, 고소·고발 등 각종 불이익을 호소하는 교사들이 있습니다. 문제를 제기한 교사가 조직 안에서 고립되거나 불이익을 호소하더라도 현행 제도상 '공익제보자'로 인정받지 못하면 충분한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뉴스토마토>는 학교 내부 문제를 제기한 교사들이 처한 현실을 살펴보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현행 제도의 한계와 개선 과제를 3회에 걸쳐 짚어봅니다. (편집자)

 

경기도 이천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학교 내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S교사가 지난 5월 숨졌습니다. 14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S교사는 사망 약 9개월 전인 지난해 8월 학교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경기도교육청과 이천지원청 등 교육당국에 S교사가 학교 내부 문제를 제기한 뒤 직장 내 괴롭힘 등을 겪고 있다며 보호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당국은 상담과 외부 기관 연계 등에 나섰지만, 전교조가 요구한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와 학교 운영 감사 등 적극적인 개입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2011년 시작된 문제 제기…고소·업무배제로 이어져

 

S교사가 학교에서 '불편한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한 시점은 2011년입니다. 당시 학교는 성적 우수 학생을 별도로 관리했고, 이들 중 수행평가에 빠진 학생에게 별도 평가 기회를 주기도 했습니다. S교사는 행정실장 자녀에게 이런 예외를 적용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해 기본 점수를 부여했고, 전교조는 이를 학교 측과 갈등이 시작된 계기로 보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학생들과 진행한 비공식 수련회에서 일부 학생의 음주를 제대로 제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봉 3개월 징계를 받았습니다. 전교조는 징계 사유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처분이 과도했다고 주장합니다. 이후 건강 악화로 2019~2021년 질병휴직을 한 S교사는 복직 후 2023년에는 학교 공사를 맡은 건설업자 자녀들의 장학금 지급 문제와 당시 교감이었던 현 교장의 음주운전 사고 처리 의혹 등을 제기했습니다.

 

학교 측은 인사상 불이익 등으로 S교사를 압박했습니다. 2023년 말 S교사가 희망한 이듬해 업무 분장 1~3순위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20년 차가 넘었음에도 부장교사에서 제외됐습니다. 또 교무실이 아닌 별도 공간에서 근무하고 교사 전용 인터넷망 사용에도 제약을 받았다고 전교조는 주장합니다. 후배 교사들이 대부분 희망 보직을 맡게 된 상황 등을 감안하면, 학교 측 조치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전교조 설명입니다.

 

S교사는 이에 항의해 학교 앞 1인 시위에 나섰습니다. 학교는 1인 시위 피켓 등을 문제 삼아 S교사를 명예훼손·업무방해·사문서변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이들 사건은 경찰에서 혐의 없음 등으로 종결됐고, 학교 측은 재수사를 요청하고 항고했습니다.

 

S교사가 전교조 등 외부에 본격적으로 도움을 요청한 것은 2025년 1월부터입니다. 전교조 경기도 이천지회 관계자는 "S교사가 오랫동안 학교 안에서 사실상 혼자 문제를 제기해 왔다"며 "더 이상 학교와 싸우기가 힘들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학교 측은 업무 분장과 근무 공간, 고소 등 각각의 조치에는 별도의 사유가 있었으며 내부 문제 제기에 따른 보복이나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사망 9개월 전 학교에서 나타난 '위험신호'

 

지난해 8월 S교사에게 뚜렷한 위험신호가 나타났습니다. 당시 S교사는 8월 중순 쯤 학교장과 면담했습니다. 교장은 S교사에게 1인 시위 건 등에 대한 징계를 이야기했고, 이에 S교사는 자신을 둘러싼 형사사건 등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압박감을 토로했습니다. 결국 면담 당일 S교사는 학교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경찰과 119가 출동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나흘 뒤 학교 측은 학교운영위원장과 학부모회장 등 일부 학부모를 상대로 S교사 관련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전교조는 S교사가 제기해 온 문제와 과거 사안 등이 외부로 전달되면서 입원 중인 S교사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2차 가해'가 자행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학교 측은 교내에서 중대한 사건이 발생한 만큼 교육공동체 대표들에게 상황과 학교의 조치를 설명하고 후속 대응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고 반박했습니다.

 

보호 요구 전달됐지만…교육당국의 '적극적 개입'은 없었다

 

S교사의 위기 상황은 교육당국에도 전달됐습니다. 지난해 8월26일 전교조 이천지회는 경기도교육청 이천교육지원청 교육장과 면담했습니다.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당시 면담 자료에는 요구 사항으로 '직장 내 괴롭힘 및 극단적 선택 시도에 대한 교사 보호 조치와 추후 대책'이 명시됐습니다.

 

전교조 경기지부 관계자는 "교육당국이 S교사의 공익제보자 해당 여부와 감사 대상 사안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 등을 이유로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지 않았다"며 교육당국의 미온적 태도를 문제 삼았습니다.

 

이에 대해 이천교육지원청은 당시 권한과 업무 범위 안에서 필요한 지원에 나섰다는 입장입니다. 지원청은 S교사가 2024년부터 교권보호지원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도록 하고 외부 기관과 연계했으며, 지난해 8월 위기 상황 직후에도 추가 상담과 병원 진료 지원을 안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익제보자' 아니라는 교육당국…결국 보호망 밖으로

 

교육당국의 대응이 보다 적극적인 보호 조치로 이어지지 않은 데에는 현행 공익제보자 보호 제도의 한계도 있었습니다. 학교 내부 문제를 제기했다고 곧바로 공익신고자 보호법상 보호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신고 내용이 법에서 정한 공익침해행위에 해당하고 권익위나 수사기관 등 신고 기관에 알리는 등의 요건을 갖춰야 보호 조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뉴스토마토>가 교육당국에 확인한 결과 S교사가 학교 내부 문제와 관련해 공익신고자로 보호받을 수 있는 별도 신고를 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교육당국은 그를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원으로 지원했지만 공익제보에 따른 불이익을 받는 교원으로 별도 보호하지는 않았습니다.

 

S교사는 이후 질병휴직에 들어갔고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지 약 9개월 뒤인 지난 5월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망 뒤 전교조와 시민사회단체는 그를 '공익제보 교사'로 불렀지만, 정작 생전에는 해당 보호 체계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내부 문제를 제기한 교사가 스스로 공익신고 절차를 밟고 보호를 요청해야 제도적 보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사립학교는 학교법인이 교원에 대한 인사·징계 권한을 갖고 있어 내부 문제를 제기한 교사가 조직과 충돌할 경우 스스로 신고하고 보호를 요청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이영기 호루라기재단 이사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내부 문제를 제기한 교사가 스스로 공익제보자임을 입증하고 보호를 요청할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학교 내부 문제 제기 이후 인사·징계·고소 등 불이익이 이어지고 위험신호까지 나타난다면 교육당국이 보다 선제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한 보호 조치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②(단독)학교 문제 알린 전북 사립교사…교육청 감사 뒤에도 "학교 압박 지속"

성희롱 2차 가해 인정에도 가해 지목 관리자와 함께 근무

순회교육 출장비 의혹 확인하다 견책…법원은 징계 취소

공익제보 인정 문턱에 보호 사각…민원·신고 등 압박 호소

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313814

 

2026-09-15 18:59:04 ㅣ 2026-09-15 19:08:04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지체장애 학생을 위한 전북의 한 사립 특수학교에서 근무하는 한 교사가 있습니다. 이 교사는 학교 운영상의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습니다. 이에 전북교육청이 감사에 나서 실제 일부 문제가 확인됐지만, 이후 해당 교사는 자신을 향한 징계와 반복적인 민원·신고 등 학교 측의 압박이 계속됐다고 주장합니다.

 

교사는 자신이 사립학교 내 운영상 문제를 제기하는 '공익제보자' 성격을 가졌음에도 공익제보자 인정 요건 등 제도적 한계로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고, 이후에도 학교로부터 반복적인 민원, 각종 신고와 조사 등 추가적인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성희롱 '2차 가해' 인정됐지만…가해 당사자와 여전히 근무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전북의 한 사립 특수학교에서 근무하는 L교사는 지난 2021년 당시 교장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당했습니다. L교사는 당시 같은 부서 남성 교사와 친하다는 이유로 학교장으로부터 "네가 걔(남교사) 인생을 책임 질 거냐", "네가 술도 안 사주니까 서운하다"는 식의 말을 듣는 성희롱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에 L교사는 전북교육청에 감사를 요청했고, 교육청은 감사 결과 교장에게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학교법인은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2023년 11월 교체된 현 교장과 행정실장이 학교를 방문한 법인 이사에게 L교사의 과거 성희롱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다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L교사는 이를 자신의 동의 없이 피해 사실을 제3자에게 알린 '2차 가해'라며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해당 사건의 처리 결과에 따르면 전주지청은 2025년 2월 현 교장과 행정실장 등의 행위가 성희롱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피해 노동자인 L교사의 의견을 듣지 않고 교장과 행정실장 등 행위자들에 대한 분리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L교사가 이번 달 복직 후 당사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게 되면서 문제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L교사는 "피해자와 가해자로 지목된 관리자가 분리되지 않은 채 근무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학교 측에 입장을 물었지만, 학교 측은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교육당국인 전북교육청도 해당 사안은 고용노동부 소관이라며 교육청이 답을 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답했습니다.

 

학교 문제 확인하다 '견책'…법원은 징계 취소

 

L교사는 학교 내부 문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오히려 징계를 받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023년 불거진 다른 교사의 순회 교육 출장비 부당 수령 의혹이 대표적입니다. 순회 교육은 학교에 나오기 어려운 장애 학생 등을 교사가 직접 찾아가 수업하는 방식인데, 당시 한 기간제교사는 순회 교육 대상 학생의 가정을 방문한 것으로 출장 처리해 출장비와 중식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판결문에 따르면 해당 날짜에 일부 학생들이 통학버스를 이용해 실제 학교에 등·하교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L교사는 해당 날짜에 일부 학생들이 통학 버스로 실제 학교에 등·하교한 사실을 발견하고 학교 측에 확인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L교사도 2023년 10월 학교 측에 경위 확인을 요구했고, 이후 순회 교육 대상 학생의 학부모들에게 직접 전화해 실제 수업 여부와 시간·내용 등을 확인했습니다.

 

학교는 이 같은 L교사의 행위를 문제 삼았습니다. 학교법인은 L교사가 순회 교육 담당자가 아닌데도 학부모들의 연락처를 이용해 동료 교사의 수업 내용을 조사하는 등 권한을 넘어섰다고 보고 2024년 5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견책 처분했습니다. L교사는 이에 불복해 소청 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 결정을 받았고,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올해 L교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전지방법원 제2행정부는 지난 3월 순회 교육 담당 교사가 출장 처리한 날 해당 학생이 실제 학교에 등교한 사실이 여러 차례 확인됐고, 해당 교사도 최소 한 차례 출장 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점 등을 근거로 L교사의 행위가 교원으로서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L교사에 대한 견책 처분과 관련한 소청심사 결정을 취소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당시 견책 처분 등 L교사가 제기한 사안에 대해서도 학교 측의 입장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학교 문제 알렸지만"…반복되는 공익제보 교사의 고통

 

L교사는 자신이 겪은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공익제보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현행 제도를 지목했습니다. 실제 L교사는 학교 운영상의 문제를 교육당국에 지속적으로 제기했고 일부는 감사와 처분으로 이어졌지만, 자신이 공익제보자로 별도 보호받지는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교육당국의 입장은 엇갈립니다. 전북교육청은 L교사를 별도의 공익신고자로 파악하고 있지 않습니다. L교사가 학교 문제를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제기했지만 공익신고 의사를 명시하는 등 법률상 요건을 갖춘 신고는 아니었다는 이유입니다.

 

반면 공익제보자를 위한 법률 지원 활동을 지속해 온 전문가들은 이 사안을 넓게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영기 호루라기재단 이사장은 "학교 재단이나 이사, 교장에게 공익적 문제를 제기한 것 자체가 공익제보"라며 "법률상으로도 공익제보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 이사장은 "현행 공익신고자보호법이 법에서 열거한 공익 침해 행위를 신고한 경우를 중심으로 보호하고 있어 보호 조치가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L교사의 어려움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희롱 2차 가해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L교사는 공무상병가와 일반 병가를 모두 소진해 지난 7일 학교에 복귀했습니다. 그러나 복귀 다음 날인 8일 전교조 기자회견 참석 등을 문제 삼은 반복적인 국민신문고 민원과 관련해 다시 조사를 받았습니다.

 

L교사는 "공익적인 문제를 제기했더라도 법적으로 공익제보자로 인정받기까지 문턱이 높고, 제보 이후 발생하는 징계와 반복적인 민원·신고·조사 등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보호가 충분하지 않다"고 호소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③학교 비리 알려도 보호 못 받아…'공익신고자'의 높은 문턱

신고 내용·경로 따라 '공익신고자' 법적 보호 갈려

사립교원 73.9% "불이익 우려에 제보하기 힘들어"

전보·업무배제 사전 차단…교원 보호 법제화 요구

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313881

 

2026-09-16 15:06:36 ㅣ 2026-09-16 15:22:13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뉴스토마토>가 앞서 보도한 이천 사립고 S교사와 전북 사립 특수학교 L교사는 학교 운영의 문제를 외부에 알린 '공익제보' 교사였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법률상 '공익신고자'로 보호받지 못한 채 인사·업무상 불이익과 고소·징계에 시달렸습니다.

 

두 교사가 제기한 문제의 공익성이 부족해서가 아니었습니다. 현행 제도에서는 신고 내용이 법에 열거된 '공익침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정해진 신고 기관을 거쳤는지에 따라 보호 여부가 달라집니다. 공익신고자 여부를 가리는 동안 학교 측의 징계와 업무 배제 등 불이익을 멈출 장치가 충분하지 않은 점도 문제입니다.

 

공익제보 했지만 '공익신고자' 인정은 별개

 

'공익제보'는 학교 내부의 비리나 부당 행위를 외부에 알리는 행위를 폭넓게 가리키지만, 법률상 보호를 받기 위해선 '공익신고자'로 인정돼야 합니다.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른 보호를 받으려면 신고 내용이 법에서 정한 공익침해행위에 해당하고, 해당 기관이나 감독기관·수사기관·국민권익위원회 등 정해진 기관에 신고돼야 합니다.

 

사립학교법은 2021년 공익신고자보호법상 공익침해행위 대상 법률에 포함됐지만 보호 범위는 제한적입니다. 교비회계 전용이나 기본재산의 임의 처분 등은 보호 대상이지만, 인사·입시 비리나 부당한 업무 배제 등은 어떤 법률 위반으로 신고했는지에 따라 제외될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 언론에 먼저 알린 경우에도 법이 정한 신고 기관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호 여부가 불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신고의 공익성보다 적용 법률과 신고 경로가 보호 여부를 가르는 현행 구조가 사각지대를 만든다고 지적합니다. 이영기 호루라기재단 이사장은 "사립학교의 인사·입시 비리를 신고하더라도 형법상 업무방해 문제로 다뤄질 경우 공익신고자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신고 대상 법률을 열거하는 현행 방식에서 벗어나 보호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립교원 절반가량, 보복 경험하거나 목격

 

보호 제도의 공백은 학교 현장에서 제보를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전교조가 지난 6월8일부터 25일까지 18일간 전국 사립학교 교원 2388명을 조사한 결과, 73.9%는 신분상 불이익이 우려돼 학교 비리나 부당 행위를 제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불이익은 해임이나 정직 같은 공식 징계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부당 전보와 보직 박탈, 기피 업무 배정, 연수 기회 차단, 학교 행사 배제, 역고소와 기간제 교원의 재계약 거부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사권과 징계권, 업무배치권이 제보자를 고립시키는 방향으로 함께 동원되는 겁니다.

 

공익신고자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동안 이러한 불이익은 그대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나중에 징계나 인사 조치가 취소돼도 그 사이 제보자가 입은 경제적·정신적 피해를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공익신고자 인정에 앞서 이뤄진 인사 조치의 정당성은 법정에서도 쟁점이 됐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는 지난 1월29일 학교 내 성폭력 문제를 신고한 지혜복 교사가 서울중부교육지원청을 상대로 제기한 전보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지 교사를 공익신고자로 인정하고 전보 처분은 공익신고자보호법이 금지한 불이익 조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신고 당시 공익침해행위가 발생했다고 믿을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면 이후 조사 결과와 관계없이 공익신고자 지위가 인정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또 신고 뒤 2년 안에 이뤄진 불이익 조치는 신고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며, 교육당국이 해당 인사 조치가 공익신고와 무관하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지 교사는 지난 7월24일 서울행정법원의 해임무효확인 소송에서도 승소한 뒤 이달 9일 원래 학교로 복직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7년부터 공익신고자 여부가 최종 결정되기 전이라도 신고자를 우선 보호하고, 본인 동의 없이 전보 등 불이익 인사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불이익 끝난 뒤 구제하면 늦어"

 

지난 5월 이천 S교사의 사망 이후 사립교원의 보호 공백을 메우기 위한 국회 논의도 시작됐습니다. 지난달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문수·고민정 의원실은 '사립학교 공익제보자 보호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한 사립학교법·제도 개선' 국회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습니다.

 

토론회에서 전교조는 공익제보 교원에 대한 보호를 사립학교법에 직접 규정하는 개정안을 제안했습니다. 징계와 직위해제뿐 아니라 전보, 보직 해임, 업무 배제, 재임용 거부, 근무조건상 차별을 불이익 조치로 명시하고, 조치가 예정됐거나 진행 중이면 관할 교육청이 일시정지를 명령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이미 이뤄진 조치에는 취소와 원상회복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학교법인의 영향력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교원인사위원회의 구성 방식을 법률에 구체적으로 정하고, 사립교원의 징계 심의를 교육청의 공적 위원회로 옮기는 방안도 제시됐습니다.

 

사립학교 교사와 교육청 감사관실 근무 경험이 있는 박은선 법률사무소 이유 변호사는 자신의 해직 경험을 토대로 징계 심의의 교육청 이관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박 변호사는 "교육청이 학교 비위 관련자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재단은 이를 경징계로 바꿨고, 오히려 공익신고를 한 제가 해직됐다"며 "재단에서 교사를 내보내려고 할 때 징계위원회를 활용하는 만큼 교육청의 공적 위원회가 징계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법률에 금지 규정을 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박 변호사는 형사처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행강제금 등 즉각적인 집행 수단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공익제보 교원이 원할 경우 다른 학교나 교육기관으로 파견해 학교 측과 분리하는 방안도 논의됐습니다.

 

이 같은 보호 장치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사립학교법뿐 아니라 공익신고자보호법상 보호 범위 자체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영기 이사장은 "사립학교법에 공익제보자 보호 조항을 신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익신고자보호법 자체도 함께 개정돼야 한다"며 "인사 비리나 입시 비리처럼 공익성이 큰 문제를 신고하고도 보호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열거주의에서 포괄주의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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