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루라기 광장 > 호루라기 자료실

호루라기 자료실

[국제신문]조직 핍박에도 꺾이지 않은 내부고발의 역사

  • 호루라기
  • 2022-02-25
  • 조회수 182
  https://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220225.22014005106

 

조직 핍박에도 꺾이지 않은 내부고발의 역사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입력 : 2022-02-24 19:37:44 | 본지 14

 

- 미투 운동 물꼬 튼 서지현 검사

- 도가니 사건 알린 전응섭 교사

- 공익제보자 5인 이야기 엮어

- 국내 실태·과제 짚은 책도 나와

 

‘Whistle-Blower(휘슬 블로어)’는 영어로 공익제보자를 뜻한다. 공익제보자는 기업이나 정부 기관 내에 근무하는 조직의 구성원 또는 구성원이었던 사람이 조직 내부에서 저질러지는 부정부패, 불법 비리, 예산 낭비 등을 알게 돼 이를 시정하고자 지적하고 외부로 고발하는 사람이다.

 

공익제보자의 인식을 바꾼 5명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왼쪽부터 서지현 검사, 신인술 탱크로리 기사, 전응섭 교사, 류영준 의사, 이문옥 전 감사관. 책봄 제공

예전에는 이들을 배신자’ ‘부적응자로 몰아세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마땅히 보호하고 장려를 받아야 할 존재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 인식이 바뀌는 데 큰 역할을 한 이들의 이야기가 책 호루라기를 불다-공익제보자 5인의 이야기로 나왔다.

 

이 책은 대한민국 미투의 시작 서지현 검사, 벙커C유 불법유통 사건의 신인술 탱크로리 기사, 도가니 사건의 전응섭 교사, ‘희대의 과학사기황우석 사건의 류영준 의사, 감사원 재벌 부동산 비리 은폐사건을 폭로해 우리나라 내부고발의 첫 포문을 연 이문옥 전 감사관 등 다섯 명의 공익제보자가 주인공이다.

 

 

서 검사는 2018129일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 게시판에 자신이 당한 성희롱과 검찰 내 성폭력 실태를 고발하는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같은 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직접 알려 우리나라 미투 운동의 물꼬를 텄다. 신 씨는 2015년 여름 경남 창녕의 탱크로리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중 자신이 전국으로 운반하는 기름이 대기오염과 호흡기 질환을 유발해 육상 유통이 금지된 해상벙커C(대형선박에서 사용 후 남은 해상용 증류)라는 사실을 알고 이를 공익제보 했다.

 

전 씨는 청각장애 특수학교 광주인화학교에서 자행되던 교장·교직원들의 장애인 학생 상습 성폭력 사건, 이른바 도가니 사건2005년 세상에 알렸다. 류 씨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6국민 영웅황우석의 과학사기를 MBC PD수첩에 제보해 인간 배아줄기세포 논문 조작, 난자 불법 매매, 여성 연구원 난자 사용 등 불법과 조작, 비윤리로 쌓아 올린 황우석의 거짓 신화를 만천하에 발가벗겼다.

 

우리 시대 공익 제보의 물꼬를 튼 이 전 감사관은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05월 감사원 재직 중 감사원의 재벌 땅 투기 은폐 사실을 폭로했다. 재벌의 투기가 서민의 전·월세 폭등의 주범이라는 여론에 떠밀려 착수한 감사에서 밝혀낸 재벌의 땅 투기 실태를 감사원이 재벌(삼성)의 로비로 중단시키자 이를 언론에 제보했다. 정부는 공무상 비밀 누설죄로 그를 구속·파면했지만, 고위공직자의 양심선언에 전 국민이 갈채를 보내고 석방을 요구했다. 결국 6년간 법정투쟁을 벌인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아 감사원에 복직했다.

 

공익제보자들은 호루라기를 불고 나서 험난한 삶을 겪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잘못된 비리를 보고 양심을 속일 수 없어서 시작한 일인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요?”라고 말한다. 갑자기 직장을 잃고 주위의 온갖 질시와 배척을 받아 삶이 망가지고 좌절 위기에 빠진다. 그러나 미래세대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려면 바로 잡아야 할 일이며 또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기에 역경을 헤치고 그 몫을 해냈다.

 

작가는 우리가 의인으로 부르던 사람을 직접 만나면 어제오늘 동네에서 마주쳤던 평범한 이웃이자 할아버지, 아저씨, 형과 누나 같은 보통 사람이었다. 공익제보가 강건하고 굳은 의지를 가진 특별한 개인이 특별한 용기와 희생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평범한 이들의 일상이 되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고 전했다.

 

설립된 지 11주년이 된 호루라기재단이 엮은 한국의 공익제보도 발간됐다. 공익제보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만든 우리나라 공익제보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1한국의 공익제보, 오늘과 내일에는 공익제보의 현황과 과제를 깊이 토론한 좌담이 실렸다. 2공익제보자 광장은 최초 군부재자투표 부정을 폭로한 이지문 중위와 청와대 민간인 사찰 개입을 폭로한 장진수 주무관 등 6명의 수기를 실었다. 3공익제보자와 함께하는 시민단체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공익제보 시민단체 6곳을 소개했다. 공익제보 역사와 공익제보자의 인권실태, 법률지원 현황과 과제, 언론의 역할, 외국의 공익제보자 보호제도 등도 두루 짚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별명  아이디  비번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