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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호루라기 인권상 특별상에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

[부문별 심사평과 수상 소감]

  • 이영기
  • 2013-06-07
  • 조회수 300
[부문별 심사평]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은 ‘탈시설 자립’이라는 장애인권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단체로서 공익제보와 사회권을 주요한 목적사업으로 삼고 있는 호루라기재단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장애인 투표 실태를 조사하여 장애인 시설에서 선거의 4대 투표원칙이 지켜지고 있지 않음을 밝혀내어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분들의 노력으로 이번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장애인들이 민주주의적 원칙에 따라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국민의 참정권이라는 기본적 인권의 시각에서 장애인들의 투표권을 보장하려한 발바닥행동의 실천적인 활동은 사회의 구석구석까지 인권을 향상하는데 큰 디딤돌 역할을 하였다고 평가하여 2012 호루라기 인권상 특별상 수상 단체로 선정하였습니다.
 

[수상 소감]
 
시설에서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대신하며...
 
이 상에 추천되었다는 말을 들은 저희들의 첫 반응은 “아니 우리가 왜?”였습니다.
추천을 해주신 분들께는 너무 감사하고 송구한 일이지만 이 상의 취지를 생각해보면 ‘공익제보’란 성격이 강해, 저희 입장에서는 생뚱맞고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저희는 당사자가 아니라 당사자의 목소리를 모아낸 것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쩔 도리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설에 살고 있는 사람이 그곳의 부정과 비리, 인권침해 상황을 세상에 알린다는 것은, 1차적인 생존권과도 연관 지을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시설’이란, 워낙 폐쇄적이고 후원이나 자원봉사가 아니면 쉽게 들어가 볼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그곳에 사는 분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 목소리를 내도 아무도 들을 수 없다는 것은 2012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니, 이 상을 계기로 그러한 현실에 작은 구멍 하나 내는 것도 의미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번에 시설에서의 대리투표 의혹을 제기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 시설에서 투표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상황을 증언해주신 ‘탈시설’한 이음센터(탈시설 장애인들의 조직)의 회원 분들이 아니었다면 결코 세상 밖으로 드러나기 어려웠을 겁니다. 또한 저희가 시설을 방문했을 때 사실대로 증언해주신 유00, 이00, 김00 세 분이 아니었다면 여전히 선택권이 침해되는 시설의 현실을 밝혀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제 그 분들의 소중한 목소리를 듣고 현실을 파악한 선관위가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시설에서의 참정권 실태를 조사하고 정책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다행이지 않을 수 없고 시설에서 사는 분들이 유권자로 인정받아 참정권이 제대로 실현되길 기대해봅니다.
 
여전히 갇힌 삶을 살고 있는 그분들에게, 오늘의 이 상이 희망의 물결이 되길 바라며, 저희가 대신 수상하게 됨을 송구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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