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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올해의 호루라기에 장진수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전 주무관 선정

[부문별 심사평과 수상소감]

  • 이영기
  • 2013-06-07
  • 조회수 293
[부문별 심사평]
 
올해의 호루라기상 공익제보 부문 수상자는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사건의 축소 ․ 은폐를 폭로한 장진수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전 주무관입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을 수상자로 선정한 가장 큰 사유는 올해 있었던 공익제보 중 사안의 중대성과 사회적 파급력에 있어서 가장 두드렸다는 것에 심사위원들이 동의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공직사회에서 발생한 내부고발이라는 점과 고발 대상이 청와대였다는 점, 그리고 평범한 공무원으로서 심한 회유와 압력을 받으면서도 고민 끝에 결단을 내린 것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의 공익제보가 없었다면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가치에 역행하는 민간인 불법사찰이 권력 핵심부가 개입한 것이 아니라 국무총리실 몇몇 직원들의 단순한 실수로 포장되어 흐지부지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2012년 3월 5일 장진수 전 주무관이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를 청와대가 인멸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함으로써 전면 재수사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권력실세였던 차관과 청와대 비서관 등이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의 공익제보는 자의적 권력을 행사하여 무고한 시민을 불법적으로 사찰하여 직장은 물론이고 건강까지 잃게 만든 장본인들이 여전히 권좌에 앉아 법과 국민을 우롱하고 있을 상황을 막았으며, 향후 유사한 권력형 범죄에 대한 단호한 경고를 알렸다는 점에서 제1회 호루라기상 공익제보 부문 수상자로 선정하였습니다.
 

[수상 소감]
 
안녕하십니까? 국무총리실 장진수 주무관입니다. 저 말고도 많은 공익제보자들이 있을 것으로 아는데, 부끄러운 제게 이러한 영광의 자리를 마련해주신 호루라기재단 이사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과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여러분들께서 관심을 가져 주시고 사랑을 베풀어 주신 덕분에 더욱 힘이 나고 희망이 생깁니다. 마치 추운 겨울을 지나 힘차게 봄을 맞이하는 것만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먼저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선 이상,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에 대해 간략이 말씀드려야 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불법사찰 사건은 이명박 정부가 정권에 비판적이거나 걸림돌이 될 만한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광범위하게 사찰하여 억압한 사건입니다. 특히 김종익씨의 경우는 정부를 비판하는 쥐코동영상을 개인의 블로그에 올려놓았다는 이유로 그의 회사가 불법적으로 수색당하고 재산을 빼앗기고 경찰의 수사를 받았으며, 나중에는 음해공세에 시달리고 결국 검찰의 수사를 받고 기소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권력의 칼로 평범한 시민들을 내리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흉악한 사건입니다. 증거인멸 사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불법사찰의 범죄가 탄로나지 않도록 증거를 인멸하기까지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몇몇 실무진 직원들을 이용하여 증거를 인멸하였고, 결국 검찰로 하여금 사건의 지시자인 청와대는 수사하지도 않고 저를 비롯한 말단 직원들만 희생양으로 삼아 처리하였던 사건입니다. 고위 공직자들이 이러한 일을 벌였다는 것은 결코 용납하지 못할 일이며, 두 번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있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이러한 청와대의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사건을 몸소 겪으며 저는 두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중 한 가지가 바로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일은 참으로 고통스럽다는 것입니다. 저는 진실을 숨기고 증거인멸의 범죄자가 된 제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나설 수 없고 집에서만 숨어 지내고 있었습니다. 이때 제가 만약 주어진 현실에 굴복하고 거짓의 무리들과 타협하여 계속 진실을 은폐하기만 하였더라면 아마 그 대가로 주어지는 적당한 삶을 살아갈 수도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순간의 무언가 실리(?)를 위해 거짓의 무리들과 한 통속이 되는 것에 제 인생을 바쳐야만 한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습니다. 또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지만 훗날 나의 아이들이 자라서 이러한 아빠가 모습을 알게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도 부끄럽고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2012년 3월초 국가공무원으로서의 마지막 임무라는 각오로 청와대의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사건에서 제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이야기 하였던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너무도 고통스러워 제대로 살아갈 수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스스로 양심을 속이는 일도 고통스럽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힘없는 이가 양심의 소리를 내는 것 또한 무척이나 어렵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보 내용에 대해 물타기 공세가 이어지는 것은 필수 코스이고, 그것의 일환으로 제보자가 음해공세에 시달리기 일쑤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청와대와 몇몇 일부 보수단체들이 제가 말한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의 진실을 밝히는 것보다는 오히려 제보자인 제게 부정이 있으니 그것을 밝혀 달라며 저를 검찰에 고발하였고 결국 제가 수사를 받게 되었던 일이 있습니다. 또 김종익씨의 경우는 어떠합니까? 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2010년 6월경 자신이 받은 불법사찰을 세상에 폭로하였지만, 오히려 그가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있다는 모 국회의원의 음해공세를 당하여 검찰의 수사를 받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러한 일들이 최근에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얼마전 공정거래위원회 모 서기관이 4대강 사업의 입찰담합을 공정위가 적발하고도 이를 은폐하였다는 사실을 폭로하였지만 그것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보다는 오히려 제보자인 그가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공익제보자 보호법도 제정되어 있는 마당에 도대체 정부와 이 사회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기에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법전이라는 것을 그저 하찮은 종이쪼가리에 불과한 것으로 여기는 이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이러한 이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한, 권력의 부정을 제보하려고 하는 이들이 용기를 내어 진실을 말하기가 더더욱 어려운 현실로 치닫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검찰의 재수사에도 깊은 아쉬움이 남아 있습니다. 검찰이 재수사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오히려 더욱더 미궁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정점에 있는 청와대는 압수수색조차 한번 없었으며, 고위직 관계자들은 주로 서면조사를 받으며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채 사건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특히 2010년 꼬리자르기 부실수사와 대포폰 은폐수사를 펼쳤던 검찰 스스로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사조차도 진행된 바가 없으며, 대통령 실장 등 윗선의 보고여부나 관봉 5천만원의 출처 등에 대해서는 조금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하루 빨리 이 사건에 대하여 국정조사나 특검이 실시되어 모든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고, 또 범죄의 책임소재가 명확히 가려지는 날이 오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 이것이 이대로 잊혀 진다면 피해를 입은 이들의 상처는 결코 치유되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일들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담을 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비록 제 앞에 놓여있는 긴 터널의 끝이 어딘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저는 청와대의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에 관한 진실을 밝히는 일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이며, 진실을 밝히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것이 오늘 이 자리 여러분들께서 제게 밝혀주시는 등불의 방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날과 같이 진실을 제보하는 이들이 힘겨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공익을 위해 제보자를 배려하고 진실의 등불을 밝히는 일에 앞장서 주시는 여러분들에게 저 또한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자 합니다. 여기에 계신 분들이 지나가는 자리에는 분명 진실의 새싹이 돋고 향기로운 꽃이 피어날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양심의 소리에 귀기울여 주시는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인하여 우리 사회는 더욱 깨끗하고 밝은 세상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오늘은 제가 상을 받지만 진정으로 칭찬받고 상도 받아야 할 분들은 바로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저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자리에는 없지만 제가 진실을 국민 앞에 직접 제 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신 오마이뉴스 이털남(이슈 털어주는 남자)의 진행자인 김종배 시시평론가님과 이털남 제작진, 또 제가 검찰의 수사를 받을 때 함께 해주신 민변 소속의 이재화 변호사님과 김수정 변호사님, 또 지금도 진행 중인 저의 대법원 상고심에서 변호를 맡아주고 계신 민변 소속의 박주민 변호사님 등 12명의 변호인단, 또 청와대의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사건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수많은 시민단체와 언론인 여러분, 그리고 언제나 제게 힘찬 응원을 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제가 진실을 고백하는데 있어서 언제나 저를 믿어주고 저와 방향을 함께 해주고 때로는 저보다도 더 현명한 판단을 해주는 예쁜 제 아내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겠습니다. 제게 이 상을 주신 호루라기 재단의 발전과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행운이 충만하시기를 바라며 수상소감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 12. 5
장진수 올림
 

 
사진은 2012년 7월 13일자 국민일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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